2004년 밀알학교에 경희홀이 생겼다. 밀알학교는 서울특별시 강남구 일원동에 있는 발달장애 특수학교로 유치·초·중고를 비롯하여 전공과정까지 약 200여명의 학생들에게 장애특성에 맞는 특수교육을 제공하고 있다. 경희홀은 밀알학교 아이들이 각종 행사와 체육활동 등 다양한 활동을 할 수 있는 중요한 공간이다. 경희홀은 고 이경희 님의 유족들이 고인의 뜻을 기리기 위해 약 80억 원의 채권을 기부하여 만들어진 기념홀이다.
고 이경희 님은 생전에 중소기업을 운영했던 기업인으로 평소 검소하고 성실한 삶을 사셨다. 주변 증언에 의하면 구두쇠라고 불릴 정도로 자신과 가족을 위해서는 단돈 1만원도 허투루 쓰지 않고 근검절약하는 분이었다. 한 일화로 고인의 회사는 지방에 있었고 자택은 서울에 있었는데 주말에 서울로 오실 때에는 교통비를 절약하기 위해 승용차를 이용하지 않고 고속버스를 매번 이용했다고 한다. 절약하는 생활에 있어 가족들도 예외는 아니었다. 생활비 절감을 위해 반찬값을 아꼈고, 모든 가족들이 명품 구매는 상상도 할 수 없었다. 이렇게 근검절약하며 오직 회사 경영을 위해 혼신의 힘을 기울이던 중, 고인은 안타깝게도 질병으로 인해 향년 58세(2004년)의 나이로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났다.
유산을 정리하던 가족들은 깜짝 놀랐다. 고인이 남긴 재산이 생각 이상으로 많았기 때문이다. 그 가운데는 채권도 있었다. 고인이 생전에 M&A로 인수한 회사를 정상화시키기 위해 대여금 형식으로 투자한 금액, 약 80억 원이 채권으로 있었다. 상속세 상담을 진행하던 이천화 공인회계사는 대여금 채권에 대하여 상속세법을 보수적으로 적용해도 약 30억 원의 세금을 납부해야 하는 상황이었기 때문에 채권을 비영리공익단체에 기부하자고 제안하였다.
“문득 아버지께서 생전에 고아원을 운영하고 싶어 하셨던 게 떠올랐어요. 자식에겐 용돈 1만원 주는 것도 고민하던 분이셨지만 도움이 필요한 이웃에 대한 생각은 끔찍하셨죠”
- 유족과의 인터뷰 中 -
유족들은 고인이 평소에 도움이 필요한 소외된 이웃에 대한 관심이 많았다며 그 뜻을 기념하기 위해 이천화 회계사가 오랫동안 외부감사를 진행하며 신뢰를 쌓았던 밀알복지재단에 기부하기로 결정했다. 유족들이 현재 운영하고 있는 회사의 사훈은 ‘고객을 섬기고 동료를 섬기고 이웃을 섬깁니다’이다. 이타심과 나눔을 진행하는 것이 성공으로 가는 원리이며 많은 수익을 얻으면 그만큼 많이 흘러 보내야 한다며 유산기부의 의지를 보여 주었다. 밀알복지재단은 유족들과 상담을 통하여 채권을 정리하여 밀알학교를 위하여 사용하기로 결정했다. 이후 채권은 17억 원의 현금으로 회수되어 기부되었고 학교 내 고인을 기념하는 경희홀이 생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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